루카 15,1-32
아주 긴 이 복음을 자세하게 몇번이고 읽는다는 건 엄청난 인내를 요하는 일이었다. 이미 내용을 잘 알고있지 않냐는 유혹이 끊임없이 나를 붙잡는...
비슷한 내용의 세 가지 이야기. 잃어버리고 찾고...반복해서 읽다보니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하는 어떤 사람, 어떤 부인, 아버지의 목소리가 걸리기 시작했다. 반항기 많은 나에겐...'잃어버린것을 찾은 사람은 본인인데 남보고 기뻐해달라고 강요???하는 이유가 뭘 까'하는 이상한 심보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어도 거리낌없이 그냥 넘어가면서 읽어내려갔다. 한번 읽으면 세번이나 반복되는 이 구절...
'가만있자...이거 내한테 카시는 거 같은데...내보고 우짜라고...'싶었다. 특히 마지막 구절.."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나에게 자꾸 함께 기뻐하자고 하신다. 당신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고 기쁨을 함께 나누자고 하신다. "성심수녀야, 너는 늘 나와 함께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잃어버린 것을 찾은 것이 바로 나의 일이라는 말씀을 하신다. 내일인줄도 모르고 기쁨마저 놓치고 있는 내게...당신과 함께 하자고 하신다. 그게 바로 성심이라고...당신과 같은 마음을 가지는 것...그게 바로 내 수도삶의 목표라고...
성경은 말한다. 함께 기뻐하는 것은 하늘(7절)이요, 하느님의 천사(10절)라고...난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
하늘에 속한 사람이요, 하느님의 천사와 함께 살 사람이요...처음부터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사람이 아닌가...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2007.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