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뿐인 마음 2013. 5. 2. 14:58

정호승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 오는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줘

풀 향기를 맡으며

햇살에 온몸을 말릴 때까지

그대 안에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