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찬양론자
`나는 체호프를 게걸스럽게 읽는다. 그의 글을 읽으면 삶의 시작과 종말에 대해
무언가 중요한 생각을 곧 만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쇼스타코비치-
`소설은 우리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주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소설이 우리에게,
우리가 원하는지조차 몰랐던 것들을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로버트 펜 워런-
부활 보너스 이만원 생겨 책 사겠다 했더니
분원장 수녀님께서, 읽고 싶은 책 같은건 분원에 신청하라 하셨다.
소설책 살건데요 하니 약간 놀라시더니...
나는 소설... 하다 말끝을 흐리신다 ㅋㅋ
퓰리처상에 빛나는 베스트셀러 클래식이라고 쓰여진 ㅎㅎ
바보들의 결탁 읽으며 서울로 가고 있다.
어릴적 나의 세계는 좁았다.
하지만 전질로 가득 메워진 우리집 책장을 통해 뛰어놀던 세계는
반대로 광활했다.
별로 건강하지도 딱히 활발하지도 않았던 나는
집에 틀어박혀 무릎위에 놓인 책을 문삼아
온 세계를 누비며 무료한 현실에서 벗어나곤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들어가보지 못한 세계가 소설이었다, 아버지의 강력한 권고 탓에...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신 후 고등학생 때부터 시집을 놓고 소설책을 잡았다.
어른 소설도 아랑곳 않고 동네 서점에 용돈을 쏟아부었지 ...
수녀원에 입회하고 부쩍 심리학 쪽으로 날카로운 촉수를 지닌 내게
동기 수녀님이 물었다.
`설마 했는데 니말이 맞더라.
대체 그런건 어디서 배웠어?`
`심리학 책 몇권 읽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설 읽으면 절로 습득이야 ㅎㅎ`
난 사춘기 시절부터 소설로 삶을 배웠다~
소설 찬양론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