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다
신과 인간
하나 뿐인 마음
2013. 2. 8. 07:06
전교수녀 연합회 세미나에서 보게 된 영화.
아프리카 알제리(이슬람 국가) 아틀라스 산에서 선교하다가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트라피스트 수도자들의 이야기이다.
알제리는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958년에 독립을 했지만
군부세력이 워낙 강해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에 대항하여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중에 무장세력들이 일어났다.
식민지였던 나라에 가서 그들과 호흡을 같이했던 트라피스트 수사들은
결국 테러 감행을 서슴치 않았던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1996년, 순교한다.
수련자 땐가 이미 '아틀라스 수도원의 형제들'이라는 책을 읽고
수첩에 깨알같이 낱말들을 적어가며
울기도하고 기도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내 삶을 기억한다.
한송이 가려린 모습으로 성당 4층 구석에서 피어난 코스모스처럼
내 삶은, 내가 원하는 곳에 뿌려지는 삶이 아니다.
그분이 원하시는 곳에 뿌리시고
나는 다만 썩고 자라고 피워낼 뿐이다.
...내 삶을 기억한다.
내가 어느 곳에 뿌려져 자라든
새가 깃들어야 하는 나무의 삶이지,
둥지를 틀어야 하는 새의 삶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삶을 기억한다.
그분이 보내시는 선교지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둥지를 틀고 삶을 시작하는게 아니라
(이방인에 불과할 지라도)
그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할 나무의 삶을 내어놓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