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contemplativa

겨울나무

하나 뿐인 마음 2013. 2. 4. 16:51



고왔던 잎새 모두 떨구고

꿋꿋이 서서 겨울을 지키는

은행나무 두 그루.

 

네가 이리도 곧은 성품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찬란했던 노랑에 눈멀어

곧디곧은 너를 알아보지 못하고

화려한 한 시절만을 기억하는

나를 부디 용서해라.

 

나도 너처럼...

모두 벗고 모두 떨군 후

곧은 모습으로 바람을 맞고 싶다.

 

스치는 바람마저 소리없이 보낼 줄 아는 너를 보며

후두둑 요란하게 서로 부대끼며 휘날리던 감정들이

잠시나마 멈춰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