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꽃에 미친 김 군

하나 뿐인 마음 2025. 4. 23. 13:04

 

김동성 지음. 보림. 

 

진달래꽃 피어나는 봄이 오면
꽃에 대한 김 군의 설렘도 기지개를 켰고


싱그러운 여름을 머금은 초롱꽃 덕에
김 군의 마음 또한 풍성해졌다.


 

가을 국화의 은은한 향기는
김 군의 섬세함이 되었고


겨울 매화의 고고한 자태는
봄을 기다리는 김 군의 간절한 바람이 되었다.


며칠 전 수녀님들과 함께 엠마오 대신 우리 막내 수녀님 재킷 하나 사 입히러 나갔다가 커피를 마셨는데, 옆 테이블에서 조용히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청년을 보았다. 읽고 있는 책이 궁금했지만 결국 알아내진 못했고(자꾸 쳐다볼 순 없으니까) 아쉽게 일어나야 했는데, 다들 나오면서 서로 속삭였다,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다니... 저런 남자 청년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나 혼자 중얼거렸다. "꽃을 감상할 줄 알고 심고 기르면서 함께 할 줄 아는데 그림까지도 그리는 남자,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 귀하게 여기며 바라볼 줄 알고, 수고를 아끼지 않고 지킬 줄 아는데, 고이 간직할 줄도 아는 사람은 모두 귀하고 소중하지.

 

그나저나 책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 꽃에 미친 김 군, 김덕형은 조선 후기에 실존했던 화가로, 꽃과 식물을 그리는 데 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