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희망 수업

최재천 지음. 샘터.
음... 다 읽었다. 책 내용도 쉽고, 구어체이고, 기다리는 책을 너무 읽고 싶어서 후루룩 마시듯 읽었다. 글쎄... 마시듯 읽어안 될 내용이다 싶기도 한데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나 부추기는 희망, 악의 없는 응원도 너무 멀게만 느껴져 솔직히 눈에도 마음에도 그리 들어오지 않았다. 책이 별로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라는 말. 오지 않아서 멀고, 까마득해서 멀고, 간혹 비켜가서 멀다.
"“우물을 깊이 파려거든 넓게 파라.”
저는 21세기의 학문 중 어느 것도 다른 학문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리의 심연에 이르려면 깊게 파야 하고 그러자면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평생 파도 표면조차 제대로 긁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예전 같은 만능 엔터테이너는 될 수 없어도, 적어도 자기 전공 분야의 옆 동네는 넘나들 정도의 소양은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담장을 넘나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1978년 존 크렙스(John R. Krebs)와 니컬러스 데이비스(Nicholas B. Davies)가 《행동생태학: 진화적 접근(Behavioural Ecology: An Evolutionary Approach)》에서 소통을 "송신자가 수신자를 조종하려는 의도적 행위"로 규정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 했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네가 내 말을 들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내 뜻대로 조정하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즉, 소통이란 협력이 아니라 밀당의 과정인 겁니다."
"사람이 살면서 소통 없이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있나요? 곰곰 생각해 보면 거의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사람들 간의 소통이 필요한 과정이 있습니다. 소통은 안 되는 게 정상이지만,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는 소통을 이뤄낼 수밖에 없다는 모순이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게 바로 디스커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어코 내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의견이 제일 좋은가를 찾아내기 위해서 하는 게 디스커션입니다. 그래서 영어에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디스커션은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그게 바로 디스커션, 토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