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나는 요정이 아니에요

하나 뿐인 마음 2024. 2. 18. 22:41

이지현. 사계절.

사람들은 볼 수 없지만,
나는 있어요.

제목을 읽었음에도 그림책을 넘기며 목화꽃 정원에 사는 사랑스러운 요정들의 이야기인가 착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책이었다. 하지만 클로즈업된 아이들의 우음기 하나 없는 무표정한 얼굴. 상처투성이 손가락들. 상처에 감긴 붕대와 붕대만큼 낡아가는 아이들의 삶. 날개는 부서지고 떨어지고,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다가 어느새 없다. 분명 없지 않은데 보이지 않으니, 볼 마음이 없으니, 아이들은 없다. 있지만 …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하며 편리하고 값싼 플라스틱 제품들을 멀리하고 면 제품을 골랐다. 하지만 이 수요가 급증하는 질 좋은 면을 빨리, 많이 공급하기 위해 목화를 다치지 않고 딸 수 있는 작고 고운 손을 가진 아이들이, 다쳐가며 웃음을 잃어가며 값싸고 다루기 쉬운 노동력으로 함부로 낭비되고 있었다. 목화 산업 맨 끝에서…

작가는 우리가 뭘 또 놓치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