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센스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스몰빅라이프.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읽어볼 가치가 충분했던 책. 말하는 내용이나 표현 방법, 시간이나 빈도, 태도 모두 나(의 인격)을 드러내는 일임을 또 한번 확인했다. 나에겐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말센스보다, 나 자신(의 대화 태도)을 돌아보지 못해 함께 살아가기에 난감한 어른, 처량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책이었는데, 물론 상사나 선배, 어른만이 돌아봐야 하는 문제는 아니었다.
p.10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말재주의 향상이 아니라, 말센스의 향상이다. 말센스란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을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욕구를 잠시 내려놓은 다음, 상대를 바라보고 들어주는 것이며, 상대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끌어내는 것이다."
p.11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비결은 상대의 입장을 해석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공을 들여 관계를 맺는 것이다."
p.16
"우리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기보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기에 바쁘다. 상대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언제나 나와 결부시켜 얘기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상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나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내가 주인공이지만, 상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상대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
p.20
"사회학자인 찰스 더버는 대화 속에 자기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향을 ‘대화 나르시시즘’이라고 칭했다. 이 성향은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대화를 이끌면서, 대화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놓고자 하는 욕망으로,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 “대화 나르시시즘은 주목을 끌고자 하는 사람들의 지배적인 심리 성향을 잘 나타내준다.”"
p.30
"왜 사람들은 상대가 물어보지 않는 것조차 길게 설명하려고 할까?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상대에게 충고나 조언을 함으로써 그 사람을 통제하고 싶은 것이고(통제병), 다른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로부터 관심이나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관심병)."
p.33
"“인지 능력이 뛰어날수록 편견의 사각지대가 더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편견은 무의식적 편견이라 불린다. 그 편견은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 스스로는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것이 존재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이 유형의 편견은 일종의 고정관념으로, 상대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p.33
"우리는 상대적으로 나보다 교육을 덜 받았거나 지적이지 못한 사람들의 세계관이 나만큼 원숙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p.35
"자기 자신의 편견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편견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그 편견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편견이란 문제에 아무리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해도, 당신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그 모든 편견을 다 알아차리기는 힘들다."
p.36
"놀랍게도 사람들은 진짜 뉴스 기사를 읽은 뒤, 먼저 읽은 가짜 뉴스를 도리어 더 강하게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현상을 역류 효과라고 한다. 무언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틀렸다는 점을 알게 되었을 때, 오히려 원래의 그릇된 신념에 더 고집스럽게 집착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p.41
"자기 견해를 분명히 표현하고 싶다면 블로그에다 글을 써라. 하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자신의 견해를, 최소한 잠시 동안만이라도, 한편으로 치워놓아야 한다. "
p.59
"“가장 위험한 짓은 조금만 배우는 것이다.” (시인 안렉산더 포프)"
p.73
"단순히 귀를 기울이기만 해도 다른 한 명의 인간 존재를 깊이 존중하게 됩니다."
p.82
"일단은 상대의 얘기가 옳든 그르든, 재미있든 없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자. 그리고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말과 생각에 담긴 의미에 대해 숙고해 보자.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짓도 관찰해 보자. 어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속으로만 생각하자."
p.92
"일단 메시지를 다 전달했다면, 계속해서 말을 하고자 하는 유혹에 저항을 해야 한다."
p.98
"대화에서 잡초 밭이란 불필요한 내용을 시시콜콜 떠들어대는 것이다. 잡초 밭에 빠지게 되면 대화를 중심을 잃고 부질없는 이야기들만 난무하게 된다.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지 마라. 상대는 그 순간 잡초 밭을 태워버리고 싶을 것이다. "
p.108
"상대의 말이나 인식을 교정해주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고 절실한 상황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거나 상대가 말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자. 그리고 만일 그 교정해야 할 사항이 사소한 것이라면 굳이 교정하는 일은 하지 말자. 함께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의 원산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저녁 식사에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화를 중단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p.110
"대화를 하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다른 생각에 사로잡힌다. ‘나라면 이랬을 텐데’, ‘그땐 이랬어야지’, ‘왜 그런 생각을 고집할까’, 이런 식으로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상대의 말에 내 얘기를 끼워넣고 싶은 본능이다. 그 본능을 흘려보내라.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
p.128
"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
p.137 ~ p.138
"우리는 스스로 말을 얼마나 자주 반복하는지 인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이미 한 말을 계속 반복하도록 우리를 자극하는 것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내가 한 말에 대해 상대가 반응하지 않으면 상대가 내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p.152
"하버드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느끼는 능력이 고독을 경험한 후에 더 향상된다고 한다. 가끔씩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충실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고독의 시간을 가져라."
p.200
"일상적인 대화의 목적은 옳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모두에게 옳은 것은 없다. 나이와 연령과 성별과 국적과 인종에 따라 옳은 것의 기준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옳은 것을 찾기보다는 친절함을 베풀어야 한다."
p.218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 놓아보아야 한다. 내 자신의 편견을 없애는 또 다른 방법은, 상대가 말하는 것에 내가 동의하는지 안 하는지 끊임없이 판단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에게 동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듣기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지, 그 살람의 생각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