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나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휴머니스트.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오늘 읽은 책에서 “단순히 귀를 기울이기만 해도 다른 한 명의 인간 존재를 깊이 존중하게 됩니다.”(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말센스>. 스몰빅라이프)라는 문장을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그랬다. 다른 이들의 존중이 있든 없든 이분들은, 또 다른 수많은 ’큰언니‘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몸으로 받아 안고 최선의 응답을 하며 살아가겠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계속해서 듣고 또 들려주며 존중 받아 마땅한 이 삶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살아야하지 않겠나. “정말 대단하세요.”
p.28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드니까 너무 힘들었지만 도망가지 않았어요."
p.32
"정말 대단하세요.
안 대단하면 어떡해."
p.37
"좀 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하는 생각은 안 드세요.
다시 태어난다면 나를 위해서 살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그랬던 것이 굉장히 후회스러워요. 손녀들이 서로 다른 문방구 간다고 싸우면 저는 둘 다 가요.만날 양보하면 나이 들어서도 양보할까 봐. 옛날엔 양보하는 게 미덕이었지만 요새는 미덕 아니야. 나는 그게 싫더라고요."
p.154
"도미 씨는 "’엄마‘, '할머니' 등의 이름으로 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 노동을 숭고한 것으로 타자화(어떤 대상의 정체성을 임의로 규정하고 자신과는 다른 존재로 보는 것)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건 숭고한 희생 같은 게 아니라 현실 에 있는 일이자 나의 일로 인식해야 해요." 은화 씨는 책이 나온 뒤 엄마에게 독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사람들이 엄마 살아온 거 멋지다고 한다"고. 은화 씨 엄마는 이렇게 말 했다. "그럼 이제 내가 지나온 날들을 한번 껴안아봐야겠 다." 은화 씨는 말했다.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거면 됐다. 진짜 그거면 됐다.""
p.182 ~ p.183
"그는 답답할 때면 들로 산으로 다닌다. “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이상해져부러.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들로 나가. 나가면 마음이 편항께. 정답답하면 저그 나가서 소나무하고 이야기를 혀. 소나무야 소나무야 너는 어찌 이리 건강하냐. 나는 마음이 이래이래. 소나무하고 말하고 갈대하고 말하고. 나는 진짜 듣도 안 하고 보도 안 하고 그라고 살았네. 그래야 쓰겠다 싶어서.”"
p.276
"“노동조합 활동에 열심이시네요.”
“그럼요. 박근혜 퇴진시키려고 (집회) 가서 얼마나 손 들고 그랬는지 몰라. 그때 너무 좋았어요. (왜요?) 맨날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살다가 그런 데 가서 함께할 수 있다는 거.
내가 이런 용기가 있구나,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힘이 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그래서 내가 기를 쓰고 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