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신약종주
하나 뿐인 마음
2021. 11. 11. 08:56

안소근 지음 성서와함께.
"무엇이 우리의 희망을 보증해 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떤 것을 바랄 수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을 실제로 있다고 여길 수 있는 토대는 무엇일까요? 객관적 증거라는 것은 어쩌면 결국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증거라는 것은 믿음이나 희망과 병립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면 믿음이 들어갈 자리는 없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로마 8,24)라고 말했지요. 결국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미래의 것을 희망하며 기다릴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믿음입니다."
언젠가 한동안 지인들에게 ‘왜 믿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다녔었다.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분명하고 선명한 무언가를, 놓을 수도 없고 놓아지지도 않는 무언가를, 드러내 보여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알아듣도록 이해시킬 수는 없었던 무언가를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구체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해답을 찾아헤매던 그 길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그분 섭리에 조금은 수긍할 수 있었고, 희미해지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내 믿음의 보잘것 없음을 인정하며 수십 년 엉겨붙은 더께를 떼내고 지워나갈 용기를 얻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이 여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저 문장이 그렇게 마음에 와 닿았나보다.
조금 다르게 시작해 본 신구약 통독을 끝냈다. 매번 산을 넘는 심정으로 통독을 하게 되지만, 무사히 내려왔으니 조금 다른 길로 다시 산을 올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