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 장
롤라의 바다
하나 뿐인 마음
2021. 10. 6. 14:25

테레사 아로요 코르코바도 지음. 이슬아 옮김. 여유당.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멀어져 가는 내 지난날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한 지점을 통과해야만 하고 그때마다 ‘지난날’과 멀어져야 한다. 그립더라도 두렵더라도 외로운 채로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하고. 책과 함께 롤라의 바닷가를 서성이며 내가 통과했던 그 지점들을 떠올렸다.
마음에 남는 건,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을 묻는 롤라에게 나침반이 방향을 알려 주기 때문이라며 나침반을 준 어른, 배가 뜨는 방법을 묻는 롤라에게 좋은 목재가 중요하다고 알려주면서 작은 배를 띄워보게 한 어른, 등대의 역할을 설명해 주면서 어둠 속에서 길을 비춰 줄 손전등을 준 어른, 조개를 많이 잡았냐는 질문에 한가득 잡은 예쁜 조개껍질을 준 어른… 들이다. 롤라였던 내가 그런 어른들을 만나 무사히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의 나는 내가 만나는 수많은 롤라에게 그런 어른이 되어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