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 장

등대 소년

하나 뿐인 마음 2021. 7. 24. 11:54

막스 뒤코스 글, 그림. 류재화 옮김. 국민서관.

그림 속 모르간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사춘기를 시작한 누나의 무관심에 혼자 화를 내다가 벽에 붙인 그림을 뜯어낸다니…, 화를 내고 그림을 떼던 아이가 갑자기 엄청 남을 도와주는 아이가 되다니…), 현실의 나를 잠시 잊어도 좋을 상황이 오면 ‘조금 더 괜찮은 나’가 되려고 마음껏 노력해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린 저마다 부끄럽고 아쉬운 기억들을 가졌지만, 죄가 아닌 다음에야 언제 그랬냐는듯 ‘더 멋진 나’로 살아가려고 하지 않나 싶고. 그리고 ‘더 멋진 나’처럼 살아본 기억은 실제로 ‘더 멋진 나’가 되게 해줄테니 말이다.

티모테처럼 벽지 너머의 세상까지 가보진 못하더라도, 무언가를 무릅쓰고라도 나를 넘어서려는 노력은 우리를 더 크게 해 줄 것이다. 그러면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줄지도 모른다. “너 엄청난 걸 발견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