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하나 뿐인 마음 2021. 7. 13. 15:04

김하나x황선우 지음. 위즈덤하우스.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함께 사는 이야기라면, 나도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물론 결혼이라는 관계로 이어지지 않은(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가족처럼 사는 이야기에는 할 말이 더 많다. 나는 스무살 이후 쭉 그렇게 살았기에 감히 말해 본다면… 함께 사는 일에 성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두 사람을 보라, 딴판도 이런 딴판이 없다^^) 솔직함과 정중함이다. 상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솔직할 때 물꼬가 트이고, 친밀한 사이에 정중함이라는 경계가 있을 때 너나 없이 섞인 하나가 아니라 태극무늬처럼 각자 온전한 모습으로 결합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두 사람의 각자 이야기 역시 자신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이야기였고, 그 솔직함으로 상대에게 다가가고 정중한 태도로 상대를 바라보는 이야기였다.


p.94
"‘집은 거기 사는 사람의 내면을 반영한다.’ ‘집은 그 공간의 주인을 닮았다.’ 내가 싫어하는 말이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아주 복잡하고 너저분한 영혼을 지닌 사람일 것인데, 내가 그렇게까지 별로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나는 늘 내가 사는 공간의 꼴보다는 나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고 싶었다. 게다가 집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는 건 살이 찐 사람을 보고 게으른 습관이 몸에 묻어 있다고 짐작해버히는 것만큼이나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외모가 번지르르해도 공허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집이 엉망진창이어도 일할 때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p.118
"사람이 너무 애쓰면 안되는 법이다.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지만 저 깊은 곳에선 상대와 나에게 제 손으로 짐을 지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p.119 ~ p.120
"상대를 바꾸려 드는 것은 싸움을 만들 뿐이고, 애초에 그러기란 가능하지도 않다. 둘이 함께 같은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단체 생활에 필요한 팀 스피릿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