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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하나 뿐인 마음
2021. 5. 12. 11:38

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책읽는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동안 얼마나 나를 기준으로 내세우고,
나와 같기를 강요하며,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말해왔을까.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 해도 할 말이 없다.
흐르고 부딪치고 느려졌다 다시 달려가며
끊임 없이 나아가고 있는 존재 앞에서
멈춘 채 눈 앞엣것만 보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나역시 수많은 시간 동안
굽이굽이 돌고 부딪치며 흐르고 흘렀을텐데 말이다.
"아이들은 내 입에서
혀 대신 소나무 가지가
튀어나오는 걸 보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 목구멍 안쪽에서
까마귀가 까악까악
우는 걸 듣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가 입을 열 때
스며 나오는 달빛을 보지 않아요."

"물거품을 일으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