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고을(MK 1,38)

올해 성탄

하나 뿐인 마음 2019. 12. 25. 14:29

기쁘고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분주하고 소란스럽기도 했던 성탄 밤이 깊어지고, 미사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많은 사람들이 식당으로 빠져나갔다. 묵묵히 자리를 정리하고 청소를 하던 사람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아무도 남지 않은 성당.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혼자 있으니 그 큰 빛이 주님이 되었음은,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어둔밤과 내적 침묵 없이는 깨닫기 어렵겠구나 싶었다.

온기마저 서서히 식어버린 성전 구유 앞에 서서, 내 남은 생애 동안 당신과 무관한 삶은 살지 않겠노라 고백했다.

멀리서 오셨으나 부디 내 안에 거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