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 장

순재와 키완

하나 뿐인 마음 2019. 8. 16. 23:19


오하림 글. 애슝 그림. 문학동네.

나는 거친 문장보다는 오래도록 다듬은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베껴 쓰고 외워서 읊어도 좋을 글들) 이것만 생각하면 내게 그리 좋은 동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동화가 들려주고 싶어하는 모든 이야기가 좋았다.

요즘 수녀원 카펠레에서 읽는 책이 ‘무상성’에 대한 내용인데 (사심 없는 사랑의 무상성) 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이 의무나 강요가 아니라, 자신 안에서 사랑을 발견해내는 것이 슬프고 좋았다. 좋은 것은 좋은 것으로, 싫은 것은 싫은 것으로, 마음이 가는 것에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판단하지 않는 것.

“그 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중에 나를 구해주는 사람은, 꼭꼭 아주 많이 좋아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친구 말고, 제일 친한 친구를 해 줘야 하는 거냐고.”

누군가가 이렇게 내게 물어온다면 “너의 제일 친한 친구는 네 마음이 가장 잘 알 거야.”하고 말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