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경애의 마음

하나 뿐인 마음 2019. 3. 15. 00:10


김금희. 창비.

이런 이야기를 참 오랜 만에 만났다. 경애를, 상수를 지켜보며 ‘난 참 몰랐구나.’ ‘난 참 모르는구나.’ 몇 번이고 속엣말을 나 자신에게 건넸었다. 다 읽고 나서는 ‘몰랐어도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해보려는 마음을 품었으니 괜찮아.’라는 말도 내게 해 주었다. ‘매번 그 누군가가 너였어도 정말 그래.’라는 속엣말까지.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채 순하게 살 수 있는 순간은 삶에서 언제 찾아올까."

"각오는 그렇게 대단치 않은 것들이 버려지는 가운데 무언가가 무언가를 거스르는 마음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

"이런 말들을 늘어놓다가도 정작 산주에게는 전할 수 없으니까 불행을 털실처럼 잘 말아서 이 빈 공간에 덩그러니 놓아둘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