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하나 뿐인 마음
2019. 2. 6. 21:09
한 팀이 된 여자들, 피치에 서다
김혼비 지음. 민음사.
'깔깔'과 '훌쩍'을 번갈아 무한반복하면서 읽은 책이다. 트친분에게서(트친이라고 쓰고 나니, 참 마음이 복잡하다. 요 며칠 트친들 사이에 - 물론 그 중 둘은 닉넴을 처음 보거나 굳이 팔로잉을 할 필요가 없는 분이지만 -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면, 내가 관계 맺고 있는 얼굴 모르는 트친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관계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받은 책 중 하나인데, 성탄을 끝내고 정신 없이 방학 행사를 치르면서 힘들어 하던 내겐 박카스 같고 콜라 같았다. 시원하고 짜릿한, 기분 좋은 일탈 같은 책.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일부러 사거나 추천할 종류의 책은 아니었지만(책의 수준을 논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이건 순전히 내 책 선택 기준), 눈 앞에 맘 편한 사람이 있다면 얼른 집어 들고 "이거 읽어봐 ㅋㅋㅋㅋㅋ 잠시 멈추고 일단 이거부터 읽어 ㅋㅋㅋㅋㅋ" 하고플 정도로 재밌으면서도 위안도 얻었다.
얼마 전 읽었던 <아무튼, 발레>도 그렇고 뭔가에 꽂혀 열심히 사는 이야기가 좋다. 그것도 자신을 위해 열심인 여자의 이야기. 그 자체가 너무 좋아서 열심인 이야기. 근데 그것이 땀 뻘뻘 흘리며 공을 쫓아 운동장을 뛰어야 하는 축구라니!
축구든 발레든 내 인생엔 - 수녀가 되지 않았더래도 - 없을 이야기이지만 그 자체가 좋아서 누가 알든 말든 혼마저 불어 넣는 '자기 사랑'이 너무 좋다. 흥겹다. 덩달아 신이 난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