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하나 뿐인 마음
2018. 7. 2. 19:38
허혁 지음. 수오서재.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마을에서 가장 시원하고 가장 넓은 곳에 자리한 바람 잘 날 없는 나무에서 흔들리는 잎사귀들 같았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나는 초여름 이른 저녁에 창문 옆어 놓고 시원한 바람 맞으면 덜컹덜컹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이만큼만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고 드러낼 수 있다면, 제법 잘 살았구나 할 수 있을테지.
"고매한 인격은 고독한 수행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얻어진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신호를 주는 영감님이 있다. 안 타니까 어서 가라고 열렬하게 손을 저으신가. 고마운 마음에 기사는 정류장을 지나며 인사를 올린다. 가뭄에 콩 나듯 정류장 뒤로 몸을 숨겨주는 할머니도 있다. 갑이 을의 노동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미의 정점이라고 본다. 분명 그분들의 삶도 고단했을 것이다."
"상처가 깊은 사람이 글을 쓴다. "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無)가 배경이다. 있으려면 먼저 없어야 하고 움직이려면 먼저 멈춰야 한다.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말은 당신이 잠들어 있을 때(無)가 본질이라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