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남아 있는 나날
하나 뿐인 마음
2018. 1. 12. 13:28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민음사.
어릴 적 달리기를 하기 전 꽁꽁 동여맨 머리 고무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풀기 위해 드는 시간, 힘, 감정 소모가 제법 컸고 당연히 머리카락 몇 올도 뽑혀 나갔다. 반쯤은 살살 풀어보지만 결국 잡아 당겨야 하니 안아픈 척 풀어봐야 소용 없다.
남아 있는 나날을 읽는 동안 공들여 머리를 묶었던 어릴 적이 생각났다. 더 잘 뛰기 위해 꽁꽁 묶는 머리처럼 이상적인 집사로 살아가기 위해 단도리하듯 자신의 삶을 꽁꽁 묶었던 그가 조금씩 삶을 풀어나가며 아픔을 혹은 진심을 깨닫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