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온더무브

하나 뿐인 마음 2017. 7. 15. 08:09

올리버 색스 지음. 이민아 옮김. 알마.


나는 어디까지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을까. 남에게 혹은 적어도 나에게. 있는 그대로 나를 들여다 보는 것. 담담하게 그 모든 나를 사랑하는 것. 올리버 색스의 힘은 여기에서 나오는 거겠지. 


미국서 사는 동안 이 책을 봤더라면 적어도 그가 말하는 엘에이 근처는 가보고 싶어서 안달이었겠지. 언젠가 머슬비치는 한 번 가보고 싶구나.


만족스러운(그리고 바라건대 창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건 자꾸만 마약에서 만족을 구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이것이 내게는 환자를 보는 일이었다. 


이들 고전적 편두통 환자 다수가 그동안 내과 전문의니 안과 전문의니 별별 전문의를 만나봤지만 어디에서도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노라니 갈수록 전문의 중심으로 구성되는 미국 의료계의 맹점이 보이는 듯했다. 피라미드의 기저가 되는 1차진료의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편두통의 슈퍼 전문의가 아닌 환자들이 처음 만나는 일반의로 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가 할 일, 나의 책임은 환자들의 삶과 생활의 면면을 문진하는 것이라고.


말로 표현된 것, 의식에 드러난 것 너머의 무언가에 귀 기울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