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부르심따라

할머니와 파스타

하나 뿐인 마음 2016. 12. 30. 15:10


할머니 수녀님께 파스타 한 번 해드리고 싶어서 모처럼 짬을 냈다. 혼자 장 봐오고 일찍 부엌에서 소리를 좀 냈더니 나와 보시고는 이것저것 거드실 준비를 하시더니...
파스타 삶고 나니 찬물로 씻어 내시려고 준비하셔서 화들짝 놀라게 해주셨지. 그거 살짝 볶아야 한다고 말씀드리니 찬물에 빡빡 문질러 씻어야 쫄깃하고 맛있는 거 아니냐고. 내가 막 웃으니까 "씻지도 않은 걸 내보고 먹으라고." ㅎㅎㅎㅎㅎ
웃으면서 면 볶는다고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이번엔 고이 구워서 물이 잘 고인 버섯을 뒤집으셨고, 그거 수습하는 동안 면을 손으로 움큼 집으셔서 접시에 대충 놓고서는 데우지 않은 소스까지 확 끼얹어버리심ㅋㅋㅋ
예쁘게 모양 내서 담고 소스 뿌려드리려고 했는데 폭망 ㅎㅎㅎㅎ 그래도 맛은 괜찮음^^

수녀님은 처음, 집에서 파스타 하는 거 보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