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부르심따라
신영복 선생님 부고
하나 뿐인 마음
2016. 1. 16. 08:22
세상이 좁아져서인지 좋아져서인지 바다 건너 이곳에도 신영복 선생님 부고가 서둘러 도착했다.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그분 책을 모조리 읽지도 못했지만
한 시대의 상처처럼 쓰라린 삶을 사셨으면서도 비단실을 뽑아내는 누에처럼
삶에 대한 고귀한 가르침을 주셨던 분의 조용한 죽음이라
아침부터 맘 둘곳 없는 사람처럼 기분이 어수선하다.
크레딧 조금 남은 걸로 이상문학상이나 살까 싶어 서점에 들렀다가 신영복 선생님 책을 찾았지만
'없다'고 한다.
'없다'라는 말이 '이제 그분이 없으시니까요'처럼 들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늘을 보니
눈부신 하늘이 오늘따라 맑디 맑다, 그 어떤 불의와 억압도 얼룩지게 할 수 없었던 그분의 정신처럼.
스탑 사인 앞에서 잠시 멈춰 기다리는 동안 하늘을 봤다.
그래, 우리 삶도 이렇게 잠시 멈춰서 기다리는 거지.
선생님, 그곳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