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피정 후
하나 뿐인 마음
2015. 6. 21. 11:29
2011.10.10.
토요일부터 왼쪽 무릎이 이상하게 당긴다 싶더니
오늘, 산책한다고 좀 걸었더니 덜컥 겁이 날 정도로 무릎이 아파왔다.
피정 내내 하루 열시간 이상 가부좌를 틀고 앉았더니
이젠... 무릎이 그걸 배겨낼 연세가 아니신가 보다.
기도하다 이렇게 됐으니 기쁘기도 하고 좀 서글프기도 하다.
늘 오른쪽 다리를 아래쪽으로 두는 바람에
오른쪽 복숭아뼈에 단단하게 자리잡은 굳은살 정도면
보기에 흉하고 가끔씩 아프긴 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택시타고 병원가서 사진 찍고 물리치료 받고 약도 받고.
일단 일주일 동안 통근치료 해보고 안되면 MRI 찍자는 말에
겁을 더 집어 먹었다.
내 동기 수녀님 하나도 벌써 무릎 수술 두번하고 등산도 못하는데...싶어.
이런게 세월이 흘러감이겠지.
십년 넘게 고수해온 내 기도자세를 바꾼다는 건
어쩌면... 처음 수도생활을 배우던 수련소 시절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기도자세부터 다시 시작해보라는
정진으로의 초대일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