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뿐인 마음 2015. 6. 21. 11:22



2011.10.3.

갈아엎었던 땅.
그래서 흙과 돌과 쓰레기만 뒹굴었던 땅에
이렇게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주택 개발이니 뭐니 때문에 휘저어지기만 했나 싶더니
또 갈아엎어질망정 이렇게 자라고 열매 맺고 꽃을 피우는 땅으로
그나마 존재하고 있었다.

피정 중간중간 산책하러 나와 이 땅을 보고 있자니
허허벌판 같았던 내 지난 일년 반의 영혼도
어쩌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거칠게나마
뿌리내리고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 맺었느지도 모르겠다 싶다.

또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도, 언제 또 갈아엎어질지도 모르지만
아버지 뜻이라면...
금새 뽑혀질 생명이라도키워내고 피워내고 열매 맺자.

가까이서 보니 가꾸어지지 않은 것들이라
잔뜩 무성하기만 하고 엉키고 설켜 안타까웠지만
멀리서 이리 바라보니
그것도 생명이라고... 기분이 흐뭇해지기도 한다.

딱 지금이... 지금의 나 이겠지.
허허벌판에 거친 생명 일궈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