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누가 내 삶에도 노래를 틀어주세요

하나 뿐인 마음 2015. 6. 21. 06:53

2011.6.12.


며칠 전 첫영성체반 애들의 광기^^가 하늘을 치솟을 즈음,

두통약을 두 알씩 연달아 털어넣어도 아무 소용이 없을 즈음,

비가 온 후인지 오기 전인지조차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즈음...


지들은 왜 수녀님 말을 안듣고 자꾸만 딴짓을 하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지(마음과 달리),

나 역시 맘먹은 대로 혹은 공부하고 알고 있는대로 혹은 평소?대로 애들을 다루지 못하는지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만 짓다가...

교리하다 서로가 너무 지쳐 멍하지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다가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번쩍 들자 애들을 눕혔다.

책상 위이건 의자 위이건 모조건 눕혀 불끄고 눈감고 10분 동안만 침묵! 제발 침묵!!


한 5분쯤 지났을까.

멍하니 있다가 나도 모르게 노래를 불렀다.

'샛별같은 두 눈을 사르르 감고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

예수님 나에게 속삭이는 말씀은

아이야 나는 너를 사랑한다지.'


노곤해진 녀석들이 차례로 꿈나라로 들어가다가 

한 녀석이 멈추고 중얼거렸다.

"수녀님, 노래 계속 틀어주세요.... 음야음야..."


슬쩍 겁마저 나는 나의 오늘 하루,

누가 내 삶에도 노래를 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