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부르심따라
홀씨
하나 뿐인 마음
2015. 5. 7. 02:55
부유하던 것들을 좀 가라앉히고 나서 생각해보면,
기도할 능력을 갖추었기에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게 아니고
나의 부족함은 기도에 의지해야함을 알기에 누군가를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비로소 떠오른다.
누군가의 아픔을 전해듣고 기도 부탁을 받았다.
고왔던 꽃잎의 시절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홀씨가 되어 흩어질 시간이 된 사람들.
또다시 꽃이 되기 위해 엄습하는 절멸감을 견뎌야 하는 시간의 사람들.
벌써 몇년 째 수시로 같은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스러지고 씨를 떠나보내는 민들레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꿋꿋이 비바람을 견디고 눈부신 햇살에 감사할 줄 알기를. 부디 그러시길.
미사 마친 후 성당 성모님 앞에 촛불 하나 켜두고 왔다.
"저를 기억하지 마시고,
부족한 제 기도가 필요한 이들의 아픔을 보시고
세상에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