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contemplativa

머리카락을 자르고 눕는 밤

하나 뿐인 마음 2014. 9. 7. 16:20


머리카락을 자르고 눕는 밤엔,
나도 모르게 자라나는 '내 것'을 고해한다.
나만이 눈치채는 '자라남'과 '잘림'

영혼은 몸과 달라
가벼워야 덜 흔들리는 법.

시계가 멈췄다.
자신이 멈춘 시간을 알림으로써
죽음을 증명하는 시계.

그 시계 앞에 서서
어느새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잘랐다.

난 홀로 머리카락을 자르며
세속에 대한 내 죽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