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부르심따라

먼지를 뒤집어 쓴 피아노

하나 뿐인 마음 2014. 8. 30. 06:56



Santa Barbara Mission에서 본 피아노가 자꾸 생각납니다. 

선악시비를 가리지 말라고 하신 예전의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듯해서 마음이 아프고 슬픕니다.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 쓴 채로 성당 구석에 자리한 피아노를 보듯 제 자신을 봅니다.

묵묵히 견뎌야 하는 시간인건지 조차도 저로서는 모르겠습니다.


피아노가 꼭 소리를 내어야만 하는 건 아니겠지요.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않고 소리를 내는 피아노는 없을 겁니다.

소리를 멈춘 피아노, 먼지를 뒤집어 쓴 피아노.


침묵하고 있는 피아노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