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마음이 좀 넓어졌어...ㅋㅋ
하나 뿐인 마음
2014. 5. 10. 09:12
2011.1.14.
운동 겸 산책겸 해서 공원을 돌고 있는데 옆동네 할머니 수녀님께서도 운동을 하시는지 앞에서 마주오시는 거였다.
웃으며 인사드리고 내 갈길을 갔는데 한바퀴 돌고나니 또 마주치는것...
담부턴 어떡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내가 워낙 붙임성이 좋아야지 말이다)
수녀님이 웃으며 오시더니 "같이 가야겠다"하시더니만 방향을 바꾸셔서 나와 같이 걷기 시작하시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아 죽었다....
맞바람 맞아가며 이야기하시는 것마다 맞장구 쳐드리다보니 1시간이나 지나있었다...도서관도 가야하는데....ㅠㅠ
나랑은 걸음속도도 맞지 않는데다 수녀님의 과거 추억 사랑은 끝이 없으셨다....
걷다보니 한쪽에서 할머니 수녀님 후배 수녀님이 혼자 열심히 돌고 있었다.
슬쩍 넘겨볼까 싶어 아는척 할랬더니 "늘 저렇게 혼자 돌아."하시는데 쓸쓸함이 묻어났다....에구...
그러자 내 안에서 갑자기 연민의 마음이 확 차오르는 것이...
나도 늙을텐데...안그래도 성질 까칠한 내가 나이들면 더 까다로울텐데 싶은것이,
그냥 웃으면서 할머니 수녀님 가실때까지 웃으며 동반해드렸다.
나도 낼 모레면 마흔이고, 언젠가 자신을 들여다볼 때 노 수도자가 되어 있을테니까...
한살 더 먹긴 먹었나보다...마음이 좀 넓어졌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