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미국의 송어낚시

하나 뿐인 마음 2014. 1. 12. 14:05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비채.


오랜만에 감당할 수 없는 책을 만났다. 소개된 내용만으로는 무지 흥미가 가는 책이었는데 정작 읽는 내내 나는 아무리 애써도 무엇 하나 만져지지 않는 공간에 가두어진 느낌이었다. 조금은 악몽 같은. 물론 몸이 너무 아파서 하루종일 방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한 채 이 책만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것도 그 느낌의 이유 중 하나일 지도 모르겠다.


'송어'는 당연한 것이었다가 차츰 잃고 있는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직하고 싶지만 나도 모르게 서서히 잊고 사는 것. 목가적 꿈이든 선한 마음이든 어릴 적 꿈이든 때묻기 이전의 인간성이든… 작가조차도 송어낚시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니, 내가 도저히 감 잡기 어려운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말이지. 찾아나서야겠다 싶어 마음 먹고 출발했지만 영 찾아지지 않는 것. 요즘의 나에겐 '첫마음' 같은 존재. 쉬이 찾아지지 않고 찾았다 싶다가도 이미 죽었거나 변했거나. 조금은 어두운 내 마음에 비춰 미국의 송어낚시도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이미지를 … 


나의 말로는 도저히 리뷰를 채우지도 완성할 수도 없기에 작가의 말을 좀 빌려보자면, "<미국의 송어낚시>는 사랑도, 장소도, 책도, 꿈도 그리고 작가의 펜촉도 될 수 있는 무형의 것입니다. 풍요를 상실한 현대의 불모지에서 부재하는 인간의 정신, 꿈, 미국을 탐색하는 작업은 언어의 유희나 알레고리나 패러디나 농담으로 이루어집니다. 현대의 악몽적인 상황하에서는 언어와 아이디어와 내용 사이에 단절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는 거지요. 그래서 제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인지력입니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에서는 이 두 가지가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그리고 상상력과 인지력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와 메타포의 시적 테크닉은 그렇게 해서 쓰인 작품을 다분히 서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 근데 이게 도대체 뭔 말이냐고^^




미국의 송어낚시

저자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출판사
비채 | 2013-10-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미국 문학의 거장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대표작! 전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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