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contemplativa

낡은 슬리퍼

하나 뿐인 마음 2013. 10. 15. 03:17



발이 작은 편이라 이곳 수녀원 슬리퍼가 맞지 않아 불편했는데,

엉성하게 걷는 걸 보시고 선배수녀님이 슬리퍼 하나를 주셨다.

독일에 잠시 가셨다가 물려받아 미국으로 오셔서 신다가 다시 내게로...

독일이라는 말에 돌아가신 임 신부님 생각이 또 툭 걸린다.


자신이 필요한 사람들을 따라 떠난 낡은 슬리퍼처럼,

우리도 우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따라 자꾸만 떠나야 한다.

그러면서 낡아가는 것.

그러면서 완성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