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contemplativa
첫사랑 같은 세상?
하나 뿐인 마음
2013. 10. 3. 01:52
첫사랑한데 차였다는 승훈이의 문자.
그럴 수 있는 거냐며 기분이 최악이라고 하는데 웃음이 나왔다.
뭐라고 해줄까... 잠깐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직구를 날려줬다.
"나 웃어도 돼? ㅋㅋㅋㅋ 넌 이제 어른이 된 거임. 니가 살아갈 세상은 가끔씩 그 첫사랑 같을 거다."
"그렇군요. 지금 장농 속에 있어요. 그냥 허탈하네요. 이런거구나..."
"죽을거 같아도 다 지나간다. 지나가야 또 다른 사랑이 찾아와 너를 채울 거니깐. 시든 곡이든 뭘로든 간직할 수 있는 것들도 니 맘을 간직해봐, 잊혀지지 않게.
다만, 헐, 내가 고딩이랑 이런 말을 하다니..ㅋㅋㅋ"
"수녀님이 어딜가든 갑니다. 성록이랑, 삶은 계란에 땅콩 카라멜 들고."
하루가 지나고 나서 이 녀석이 잘 있나 마음이 쓰여서 다시 문자를 보냈다.
"밥은 먹고 다니냐? 허겁지겁 다른 여친 찾으려 하지 말것! 마침표 찍었으면 일단 한 칸 띄우는 법이다!"
"네"
달랑 한자 보내온 무성의한 답변에 버럭 한마디 덧붙일까 하다가 쓰라릴테니 봐준다 했더니
시험 끝나고 친구들이랑 놀고 나니까 기분이 나아졌단다. 헐... 역시 고딩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