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3장

마태 13,1-9 씨 뿌리는 사람

하나 뿐인 마음 2022. 7. 20. 09:50


땅의 입장에서는 '꼭 나만의 탓은 아니잖아'하고 싶을테고,
씨의 입장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땅에게 좀 서운할테고,
씨 뿌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겠다 싶고.

나는 길바닥일 때도 있고 돌밭일 때도 있고 가시덤불처럼 가시투성이일 때도 가끔 좋은 땅일 때도 있지만
씨를 뿌리시는 당신은 멈추지도 지치지도 않고 내게 씨를 뿌리신다.

말씀은 말릴 틈도 없이 내 마음에 떨어져 내리고,
새들에게 먹힐 줄 알면서도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할 줄 알면서도
햇살에 타버려 없어질 줄 알면서도
가시덤불에 숨이 막힐 줄 알면서도...
마다하지 않고 기어이 땅에게 자신을 맡긴다.
내가 좋은 땅일 때만 내게 오시는 것이 아니다라는 거다.

씨 뿌리는 이도, 뿌려지는 씨도 땅을 선택하거나 마다하지 않는다.
오직 땅만이 자신의 문제로,
오직 나만이 나 자신의 문제로,
씨를 거부하고 씨 뿌리는 이를 원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