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널 사랑하고 있단다

하나 뿐인 마음 2013. 7. 11. 07:06

2010.5.12.

 

JS이는 자신의 작음을 감추기 위해 엄청 큰 나무를 그린 뒤

나무 옆에 아주 작은 버섯 하나 그려서 자신을 나타냈었다.

20개 정도의 나무 옹이를 아주 정교하게 그려서

지켜보는 내내 내 맘을 아프게 했고,

30개도 넘는 나뭇가지로 '못다한 말'이 많음을 나타냈지만

그 가지는 모두 댕강댕강 잘려진 모습이었다.

자신을 그린 인물화는 힘없이 미소짓는 자신과 똑같은 웃음을 그렸지만

한손엔 무거운 가방과 한손엔 비를 가려주지 못하는 우산을 그림으로써

자신이 비바람을 고르란히 맞고 있음을,

삶이 무겁고 버거움을 조용하게 드러냈다.

비오는 날 소용돌이 같은 바람을 그려넣고는

한쪽에 입지 못한 비옷과 장화를 따로 그려놓아서

보호받고 싶다고 사랑받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물한방울 없는 어항, 수초도 없는 텅비고 삭막한 어항그림까지...

몇날 몇일을 JS이 그림을 들고 기도하고 울고 그랬었다.

그림 들고 엄마와 나눈 면담도 힘들긴 마찬가지.

 

손잡아주지 않는 누나 뒷모습에다 대고

"날 싫어해서 그래요."하고 힘없는 웃는 녀석.

그게 아니라 해봤자 JS이는 믿지 않을테고...

그래도 그렇다 할 수도 없는 노릇.

 

"니가 다 큰 동생이라서 그래." 하고선

"그래도 수녀님한테는 아가야나 마찬가지니까

수녀님은 니 손 잡고 가야겠다.

수녀님은 니 많이 좋아하거든...알지?"

(정말이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미사 마치고 돌아가면서 뽀또 하나를 가방에서 꺼내 내민다.

이제 내 사랑이 좀 느껴지니?

얘야, 수녀님도 예수님도 신부님도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널 사랑하고 있단다...

널 사랑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