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3,1-6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다해 대림 제2주일 레지오 훈화)
벌써 대림2주입니다. 대림1주는 주로 ‘깨어 기도하라’라는 말씀을 듣고, 대림2주는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성경에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예수님께로부터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마태 11,11)라는 극찬을 들은 인물입니다. 그의 아름다움은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에 있습니다. 요한은 당시 제자들을 거느릴 만큼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지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자 제자들을 모두 예수님께 보내고 자신은 사라집니다. 그 요한이 이번 주 복음에서 이렇게 외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6,4) 요한의 목표는 바로 “주님”이었습니다.
제대에 보라색 초가 켜지면 우리는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극기하고 희생, 봉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잘못하다가는 ‘내 도 닦는 것’에 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림 2주에 요한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 극기, 희생, 봉사는 ‘나’를 높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높임에 있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요한은 명령어를 써가며 일러줍니다.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6,5) 마치 “깊이 파인 상처와 약점은 메워지고, 태산처럼 높은 교만은 낮아져라. 굽은 마음은 곧아지고 거친 마음은 평탄하게 되어라.”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이렇게 될 때 “내”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6,6)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예수님은 내 마음에만 오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셔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아야 합니다.(6,6) 이번 주는 복음 묵상을 하시면서 메워져야할 내 상처와 약점, 낮아져야할 교만, 굽은 마음과 거친 성격은 무엇인가 한번 돌이켜보시고 하느님의 힘으로 한번 이겨보시길 응원합니다. 쉽지 않겠으나 노력한 만큼 대림 3주에 켜지는 분홍색 초가 반갑겠지요? 한 주간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데에 우리 각자의 몫을 다하는 신앙인이 되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