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내가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내 주위의 한국 사람들은 돈주고 한국 영화는 안본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 나 역시 입으로 내뱉지는 못했지만 (말못한 이유는 단순히 국산품 애용이라는 맥락일 뿐이지만) 내심 동의하고 산 시간이 적어도 20년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야, 우리나라 사람들 영화 참 잘 만든다."싶은 생각이 간간이 들기 시작하더니, 요샌 정말 최고다 싶은 영화를 곧잘 만나게 되곤 한다. 급기야 영화관 가서 보는 거라면, 좋은 영화라면 두손 두발 들고 오케이다. 그야말로 사고가 글로벌해진거다.
나의 글로벌한 사고 확장에는 삼성이 한몫했다. 그동안 얼마 안되는 돈으로 나라 살려 보겠다고 애써 눈물 감추며? 삼성제품을 사용한 나로서는, 요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망 정도가 아니라, 믿었던 친구에게 씻지 못할 배신을 당한 기분이기에 요즘 삼성카드 한장 없고 삼성보험 하나 들지 못한 나 자신이 밉고 약간...? 한이 맺힐 지경이다.
바른 생각으로 좋은 제품 만들고 세상에 환워할 줄 아는 기업이며 미국이든 일본이든 그게 어디든 응원하겠다!!! 얘기가 왜 여기까지...ㅠㅠ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면, 이 영화 역시 "이야....!" 싶었다. 영화적 완성도는 내가 논할 처지가 못되기에 그냥 절대 지루하지 않더라, 필요한 건 미리 눈치채게 만들고 필요없는 건 예측도 불허하더라 정도로만 얘기하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주인공 선영이의 굴레다. 그녀가 너무나 벗어나고 싶어했던 삶의 굴레 말이다.
차라리 변심한 애인에 대한 질투 때문이거나 젊은 날의 실수로 생긴 변제의무이거나 주인공에게 조금이라도 안타까운 실수가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무겁고 죄의식에 가까운 책임감 같은건 느끼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 삶의 굴레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문제라는게 너무...정말이지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줄을동 살동 노력하면... 그래도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질문은 애당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그녀를 도울 수 있는 혹은 해결해줄 수 있는 건 그 어떤 공권력도 아니라는 거다. 사람들을 돕기 위해 생겨났고 미래의 그 사람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그곳의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무능력하다는 것. 우리나라가 모두 이렇기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씁쓸하게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건...ㅠㅠ
근데 나보다 더 멋지게 글을 쓰신 분이 있어 이 긴~ 글을 딸랑 여기서 접고 그분의 글을 소개할 수밖에 없다.ㅎ
참 변영주 감독...진짜 멋지다. 나꼽살에 출연한 그녀의 신조에 반하고 말았다는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