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우물/요한 5장
요한 5,8-9 다름 아닌 ‘너 자신’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5. 4. 1. 12:38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요한 5,8-9)
건강해지고 싶냐는 질문에 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다고 답한 병자에게 하신,
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은 다름 아닌 ‘너 자신’이라는 말씀.
이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예수님의 저 말씀이
부드럽지만 나무라는 말씀처럼,
공감과 위로보다는 건조한 가르침처럼
여겨지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 말씀이 확신을 주는 표.지.판. 같았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데 마침내 방향과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여기까지 잘 찾아왔다는 위로도 주고,
이제부터 가는 이 길을 옳은 길이라는 안도감을 주고,
비록 혼자 가야 하지만 의심과 불안 없이 갈 수 있다는 용기도 주고
가야 할 곳에 잘 당도하리라는 확신마저 주는 표지판.
어쩌면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함께 걸어주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이것도 답일 때가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고 두렵기도 해서 스스로 용기를 내지 못했던 적도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적어도 오늘만큼은
혼자서라도 이 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
이 표지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닐 테니
여기까지 그래도 내가 꿋꿋하게 잘 걸어온 거였구나 싶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