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8,16-20 (나해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레지오 훈화)
우리는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의 바로 전 주일을 전교주일로 지냅니다. 미사도 연중 주일 미사가 아니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지요. 온 세상에 가서, 특히 하느님을 알지 못하거나 아직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서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선교사)을 위해서 기도하고, 우리 각자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보여주고 그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을 살기로 더욱 노력해 보는 날입니다.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16절) 마태오 복음에서 제자들이 산으로 찾아간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당신을 가장 먼저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에게 이렇게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28,7) 2명의 ‘여인’의 말에 11명의 제자들이 움직인 것입니다. 시대를 감안한다면 여인의 말을 듣고 남자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사시던 시대의 여인들은 ‘약하고 소외되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런 여인들이 전하는 소식을 귀기울여 듣고, 믿고, 숨어 있던 다락방에서 나와 예수님을 만나러 달려간 것이지요. 우리 주위에도 분명 ‘약하고 소외되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통해 예수님의 소식을 들을 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자신이 ‘나는 약하고 혼자이고 중요하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우리는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그런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나타나셨습니다.
제자들 모두가 예수님을 보자마자 온전히 믿었던 건 아닙니다. 더러는 의심을 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의심하는 사람들이나 믿는 사람들 모두에게 다가가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예수님을 먼저 찾을 때,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지 않을 때, 나의 약함과 외로움도 필요로 하시는 하느님을 의지할 때, 나를 의심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먼저 다가갈 때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의 일을 하고 예수님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한 주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