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食性 人間

서쪽 바람

하나 뿐인 마음 2024. 9. 24. 10:45

 

메리 올리버. 민승남 옮김. 마음산책.

 

해가 지는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떤 바람일까.

위키 백과를 보면

서풍은 "유럽 전통에 따르면 서풍은 일반적으로 방향성 바람 가운데 가장 온화하고 가장 순조로운 바람으로 간주된다."고 나온다.

우리나라 말로는 하늬바람, 갈바람이다. 

 

메리 올리버의 '서쪽 바람'은

시작하기 위해 달래기도 하고 보채기도 하는 바람이 아니라

무르익게 하고 고요히 맞이하는 바람 같았다.


이 세상이 너에게 그저 즐거움만을 선사한다고 생각해?

바다에 들어갈 때는, 물이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
완벽한 예의를 갖추어 갈라지는 것에 주목하기를!
풀에 누울 때는, 스스로 풀이 되기를!
공중에 뛰어오를 때는, 너의 심장이라는 검은 도토리 위로
날개를 활짝 펼치기를!

무언가 결여된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하는 너의 슬픈 목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지!

걸쇠에 손대지 않고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앞길에 무엇이 놓여 있을지 주목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지 않고
먼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외벽의 돌에 감탄하거나 반하지 않고 안쪽 방을 볼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검고 긴 나뭇가지들 사이로 들어가본 적 있어 > 중



구역질하는 희망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검정이 빨강이 바닥 모를 웅덩이가 있지.
< 개들 >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