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 장

겨울, 나무

하나 뿐인 마음 2020. 7. 15. 23:40


김장성 지음, 정유정 그림. 이야기꽃.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 꽃 잔치 받치던 잔가지들// 잎 난 적엔 보지 못했네/ 뻗으려 애쓰던 가지의 끝들// 굳건하던 줄기와 억센 뿌리들/ 단풍 들고 낙엽 지고 서리 내리고/ 꽃도 잎도 열매도 떠난/ 겨울, 지금에야 나는 보았네.”

한 철 만으로는 알아볼 수 없는, 눈여겨 보고 수시로 들여다 보아도 기다리지 않으면 목도할 수 없는 진실. “얼마나 줄기를 올려야 하나 어디쯤 가지를 나눠야 할까 머뭇거리던 시간”을 희미하게라도 짐작하려면...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에서부터 서러웠던 건, 보아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나의 잔가지, 가지의 끝, 줄기와 뿌리 따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