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부르심따라

승훈짱의 축 대학 합격

하나 뿐인 마음 2015. 11. 7. 14:58



이곳에 오기 전 본당에 사춘기를 호되게 앓고 있던 녀석이 있었다. 감수성이 하도 예민한데다(사실 그땐 그런지도 몰랐다.)충분히 그럴 만한 환경에서 자랐고, 모든 걸 거부하며 밀쳐내기만 하던 녀석. 그곳에서의 마지막 날 밤 아파트에 살던 나를 찾아와 들어오지도 못하고 대문 밖에서 책 한 권과 편지를 내밀더니 차가운 복도 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하고는 안가면 안되겠냐 했었다.


중학생이던 그 녀석은 하도 말썽을 많이 부려서 내가 자기를 싫어할까봐 걱정했고, 나는 그 녀석이 내 사랑마저 밀어내고 모른다 할까봐 걱정했었다. 미국에 와서도 간혹 연락이 닿을 때마다 내 마음은 늘 조마조마했었다. 가끔씩 너무 힘들다며 기도를 '넣어달라' 어쩌다 한번씩 연락을 하던 녀석. 주고 받던 카톡은 늘 우스개 소리나 잔소리 뿐이었지만 내 마음은 늘 그 녀석을 크게 안아주고 싶었을 뿐. 


중학생이던 그 녀석을 마지막으로 봤는데 시간은 흘렀고, 오늘 원하던 대학에 붙었다며 카톡이 왔다.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쁘고 행복했다. 대학을 붙어서가 아니라 이 녀석이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을 할 마음이 생겼다는 건 살아갈 이유를 발견했다는 말이고 결국 그 길로 들어서서 걸어갈 용기를 냈다는 말이었기에... 자식 둔 엄마 마음이 이렇겠지.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저녁기도 시간이 다 되어 카톡을 얼마 주고받지 못했지만, 나의 저녁 미사가 감사 미사가 되는 건 당연한 이야기.


아이들도 자라고 나도 자란다.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