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멀미
멀미는 감각이 상반되게 혹은 상이하게 뇌에 전달되어서 일어나는 혼란으로 인한 증세라고 한다. 몸은 움직이는데 눈은 움직이지 않는 책을 본다던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과 눈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 맞지 않을 때 주로 일어나며 알다시피 구토, 두통, 졸음, 하품 등 여러 증상이 있다. 한마디로 실제 흔들림을 실시간으로 내 몸과 뇌가 감지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자극 불일치로 인한 어지러운 현상인 것이다.
심심치 않게 멀미를 하는 나는, 차를 타고 가야할 때 주로 운전석에 앉는다. 이곳에 온지 오래 되어서 그나마 운전을 오래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까운 거리도 멀미를 염려하는 배려 덕에 운전을 하는 것이다. 운전을 하게 되면 같은 시간동안 같은 차에 타고 있으면서도 멀미를 상대적으로 덜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운전대를 잡고 있기 때문에 동승한 사람들보다 집중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로 흔들리고 방향을 바꾸는 차의 움직임을 제때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지켜보았기 때문에 함께 흔들리고 함께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잠시 두 분을 모시고 어딜 좀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대문을 나서며 한 수녀님이 "멀미 안하려면 수녀님이 운전하면 좋겠지요?"하시길래 "그럼 전 좋지요."하며 운전석에 앉았다. 수녀님의 배려가 고마웠고, 함께 흔들리고 함께 느껴줘서 고마웠다. 우리 사는 것도 이렇겠지 싶었다.
숨쉬는 것조차 고단한 세상이다. 시간이 약이란 옛말도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 너도 나도 삶에 지쳐간다. 산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멀미에 시달려 기력이 떨어지고 피곤하다. 하지만 이 어지러움과 구토는 나의 흔들림과 세상의 흔들림이 다름에서 오는 현상은 아닐까. 외면하고 싶어 눈을 감으면 오히려 그 '불일치'로 인해 삶멀미가 더 심해지는 건 아닐까. 함께 지켜보고 함께 흔들리며 함께 방향을 바꿀 때... 지긋지긋한 멀미가 비로소 가라앉을지도 모르는 일.
시끄러운 세상을 등지고 나홀로 성당에 앉을 때 난 그다지 편치 못했다. 흔들리는 세상에 나도 흔들려가며 아픈 마음 부둥켜 안고 피곤한 몸 달래가며 무너지듯 성당 의자에 기댈 때 오히려 내 마음은 편했다. 예수는 흔들리는 내 안에 있었고, 일그러진 내 이웃 안에 있었다. 예수와 이웃과 내가 하나로 흔들릴 때 오히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