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뿐인 마음 2015. 2. 22. 03:01

 

사순시기의 40일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과 기도를 하셨다고 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시대적 요청에 따라 자발적으로 생긴 것이고 훗날 이 숫자에 의미를 덧붙인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사순시기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은 교의적인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사적으로 함께 살펴보았을 때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 의미를 살펴 보기로 하자.

성사와 전례는 교회생활에서 중심적인 주제이다. 특히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요약되는 빠스카는 구세사의 정점이며 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사도들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신앙의 핵심으로 선포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초세기 신자들은 유대교의 안식일 대신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을 지켰다.

그리하여 2세기부터 주님께서 부활하신 당일을 특별한 기념일로 정하여 기도와 단식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게 된다. 하지만 3세기부터 사람들은 빠스카 축제가 지닌 신비와 기쁨을 하루에 소화하기에 벅차고 아쉬운 마음에 이를 50일간 연장하여 지냈다. 그리고 이때부터 50일째 되는 날에 오순절을 지냈다.

한편 초세기 신자들은 빠스카 축제를 합당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성금요일, 성토요일, 주일을 성삼일로 지내는 것에서 성목요일, 성금요일, 성토요일 밤 전례로 지내게 된다. 특히 성토요일 밤 전례를 통해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부활을 경축하였다. 그리하여 3세기에 이르러 신자들은 한 주간 전부터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였는데, 이 때부터 성삼일을 준비하는 성주간이 탄생하게 된다. 그래서 성지주일부터 성수요일까지는 준비기간으로, 성목요일부터 부활 대축일까지 빠스카 축제로 지냈다.

그러나 사람들은 부활 대축일의 기쁨을 50일동안 연장하여 경축하는데 비해 그 준비기간을 한 주간으로 하는 것이 짧게 여겨져 3주간으로 늘리고 단식과 기도를 통해 부활을 준비하였다. 이 후 4세기에 들어 40일간의 단식일을 정하여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게 된다. 여기에 대해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40일 계산 방법이 다른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동방교회는 사순시기의 기원을 광야에서 40일동안 기도와 단식을 하신 예수님 생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리하여 이 시기를 "tessarakoste"라 불렀고 부활 대축일 전 7주간을 사순시기로 정하였다.(사순시기 동안 주일과 토요일 단식을 안 함.) 그리하여 사순 제1주일부터 부활 대축일까지 50일, 부활 대축일부터 오순절까지 50일을 지냈다. 한편 서방교회는 이 시기를 "quadragesima"라고 불렀고, 부활 대축일 전 6주간을 사순시기로 정하였다.(6주*6일=36일, 주일만 단식 안 함.) 이 후 7세기부터 이를 보완하여 4알 앞당겨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하여 40일 동안 지내게 되었다.

이러한 사순시기의 형성과정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초세기 신자들의 자발적인 요청에 의해 사순시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앙의 선조들의 모범에 따라 오늘날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들은 단순히 신자로서 사순시기를 보내고 성삼일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서 2000년이 지난 이 시대에 그리스도 십자가 신비를 재현하고 동참하여, 끝내 주님처럼 부활하는 그분의 영광스러운 자녀로 살아야 할 것이다.

 

**위 내용은 <레오 대종, 이형우 역, "사순시기 강론집", 분도출판사, 2007>을 읽고 이도경 학사님이 정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