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기도는 질이 아니고 양이었습니다
하나 뿐인 마음
2013. 7. 27. 07:01
2010.10.16.
보좌님 강론 중,
갈매못에서 공동 주례로 미사를 마치는데
그곳 신부님이 그러셨단다.
신부님, 기도많이 하십니까?
신부님, 저는 속았습니다...
기도는 질이 아니고 양이었습니다.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덜컥 내 가슴에 와서 박힌 말.
나도 언젠가 갈매못 갔을 때,
하도 열심히 강론하셔서
저 신부님 저러다 피토하시겠다 싶었는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기도의 양을 채워가셨었구나 생각하니
문득 같은 시대에 태어나 검은옷 입고 살아가는 내 자신이 좀 부끄러워졌다.
난 양보다 질을 선택하는 종류의 사람이다.
반찬도 여러개 안먹고 몇개만 제대로 먹길 원하고,
일이든 뭐든 하나를 제대로 하길 원한다.
건드리고 싶은 악기가 아무리 많아도 성격상 바이올린 하나에 올인하는게
내 인생관이자 타고난 천성이다.
그런데 기도만큼은 양이 되어야 함을 새삼 깨달으며
신앙은 내 성격 운운할 꺼리가 애초에 아니었음을...고백해야겠다.
4시 어린이 미사도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살짝 나기까지 했었는데...
늦은밤 보좌님한테 강론이 마음에 꽃혔다고 문자보냈더니
꽂히라고 열심히 던지셨다네...^^